안구 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주사요법은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에 매우 효과적인 표준 치료 방법으로 지속적인 주사를 통해 장기간 시력을 유지 혹은 호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그러나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약제는 상당한 고가의 약제로, 장기간의 치료에는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동반될 뿐 아니라2,3 실제 진료 환경에서는 망막부종을 완전히 소실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드물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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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비주맙(ranibizumab)5과 애플리버셉트(aflibercept)6는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널리 이용되는 약제이다. 국내의 경우 최근 브롤루시주맙(brolucizumab)7의 도입 이전까지 상기 두 약제만이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치료에 있어서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한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약제였는데, 급여 적용에 있어서 몇 가지 제한 사항들이 있었다. 이러한 제한 사항들 중 하나는 교체투여와 관련된 것이다. 라니비주맙 혹은 애플리버셉트 중 한 약제로 첫 3회 주사를 시행한 후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정되는 경우 다른 약제를 이용하여 한 번 더 3회 주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후에도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에 있어서 건강보험급여의 적용을 받을 수 없으며, 추가 치료를 위해서는 베바시주맙(bevacizumab) 등을 이용한 비급여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와 같은 제한 사항은 고가의 약제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치료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추측된다.
국내에서 두 약제 사이에 건강보험급여를 이용한 교체투여가 가능해진 2014년 이후로 상당히 오랜 기간 위와 같은 제한 사항이 유지되어 왔는데, 처음 제도가 도입된 당시에는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한 약제가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 두 약제로 국한되어 있었으나 2021년 브롤루시주맙이 도입되었으며, 향후 파리시맙(faricimab)
8 등의 약제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에 있다. 과거와는 다르게 보다 다양한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약제를 선택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상기 제한 사항에 의거 건강보험급여를 이용한 치료를 시행받지 못하는 환자의 임상 경과에 대한 평가는 국내 의료 환경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와 같은 부분에 중점을 둔 연구 결과는 발표된 바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으로 진단 후 라니비주맙 및 애플리버셉트 주사를 각 3회씩 시행받았으나 두 약제에 모두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명된 환자의 임상 경과를 분석하고 베바시주맙으로 추가 치료를 시행받은 경우의 장기 예후를 확인하고자 한다.
대상과 방법
본 후향적 연구는 단일기관(김안과병원)에서 헬싱키 선언에 입각하여 시행되었으며,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승인을 획득하였다(Kim's Eye Hospital IRB, #2022-08-014). 2014년 5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으로 진단된 환자들 중 초기 치료로 시행된 라니비주맙(Lucentis®, Genentech, South San Francisco, CA, USA) 3회 주사에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명되어 애플리버셉트(Eylea®, Regeneron, Tarrytown, NY, USA) 3회 주사를 추가로 시행받았거나 혹은 초기 치료로 시행된 애플리버셉트 3회 주사에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명되어 라니비주맙 3회 주사를 추가로 시행받은 환자 중 두 약제 모두에 제한적인 반응을 보여 이후 건강보험급여를 적용한 라니비주맙 혹은 애플리버셉트 치료가 불가하였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다. 이전에 유리체망막수술을 시행받은 병력이 있거나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 주사 후 뚜렷한 황반의 섬유성 반흔(fibrotic scar)가 나타난 경우, 진단 후 12개월 미만 추적 관찰한 경우 연구에서 제외하였다.
인도사이아닌그린혈관조영술을 시행받은 환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혈관신생의 종류를 분류하였는데, 분지혈관망과 결절 모양 과형광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 결절맥락막혈관병증으로 진단하였으며,
9 이러한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 전형적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단하였다.
본 연구에서 라니비주맙 혹은 애플리버셉트에 치료 반응이 제한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었으며 치료를 담당한 의사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하는데 일반적으로 아래 기준 1-3)을 모두 만족한 경우를 제한적 반응으로 평가하였다: 1) 진단 당시와 비교하였을 때, 라니비주맙 및 애플리버셉트 각 3회 주사 후에도 망막내액과 망막하액이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2) 중심망막두께 감소 정도가 150 µm 이하였으며, 3) 주사 후 중심망막두께가 300 µm 이상으로 측정된 경우. 망막색소상피파열과 함께 뚜렷한 시력의 악화가 나타난 경우 역시 약제 반응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하였다.
국내 허가 사항에 따라 주사 사이의 최소 기간은 라니비주맙의 경우 주사 시기와 상관없이 1개월이었다. 그러나 애플리버셉트의 경우 최초 치료에 이용된 경우에는 1개월 간격으로 주사하였지만 교체투여로 진행한 경우에는 2개월 간격으로 주사하였다. 두 약제 모두에 치료 반응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명된 후에는 환자와 상의하여 비급여 약제인 베바시주맙(Avastin®, Genentech, South San Francisco, CA, USA)을 이용한 추가 치료를 시행하였는데, 환자가 치료 비용에 부담을 느껴 추가 치료를 원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추가 주사 없이 경과 관찰만 진행하기도 하였다. 베바시주맙 치료의 경우 재발이 관찰되는 때에만 주사하는 as-needed 방식 10 으로 진행되었는데, 일부 환자에서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재발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주사하는 treat-and-extend 방식11으로 치료 방침을 변경하였다.
환자의 나이, 성별, 당뇨, 고혈압, 혈관신생의 종류, 베바시주맙 주사 횟수 및 추적 관찰 기간을 확인하였다. 진단 시, 최초 3회 주사 후, 다른 약제로 교체 3회 주사 후, 최종 추적 관찰 시의 최대교정시력과 중심망막두께를 확인하였으며, 진단 시, 최초 3회 주사 후, 다른 약제로 교체 3회 주사 후 빛간섭단층촬영상의 망막내액/망막하액/망막하고반사병변/장액성 망막색소상피박리 유무를 확인하였다. 두 약제를 이용한 6회 주사 후 decimal 시력이 0.2 이상이었던 경우에서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시력이 0.1 이하로 저하되는 시점을 확인하였다.
전체 환자에서의 시력과 중심망막두께를 다음 세 시점 사이에 서로 비교하였다: 진단 시, 교체투여 3회 주사 후, 최종 추적 관찰 시. 베바시주맙으로 치료를 지속한 안과 치료를 중단한 안 사이에 추적 관찰 기간과 시력 변화의 정도를 비교하였다. 추가적으로 6회의 초기 주사 후 중심망막두께가 50 µm 이상 감소하였던 경우를 제한적 반응으로 정의하였고, 중심망막두께가 50 µm 이내로 감소하였거나 증가하였던 경우를 불응성으로 정의한 후, 양 군에 포함된 환자의 비율을 확인하였다. 또한 6회 주사 이후 치료 과정에서 6개월 이상 200 µm 이하 두께의 비교적 소량의 망막하액이 유지되었던 환자의 비율을 확인하였다.
통계 분석에는 SPSS 프로그램(SPSS ver. 12.0 for Windows, SPSS Inc., Chicago, IL, USA)을 이용하였다. 시력은 logarithm of minimal angle of resolution (logMAR) 값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서로 다른 두 군 사이의 비교에는 Mann-Whitney U test를 이용하였다. 서로 다른 세 시점 사이의 비교에는 Friedman test를 이용하였으며, 두 시점 사이의 비교는 Wilcoxon signed-ranks test with a Bonferroni’s correction을 이용하였다. 0.05 미만의 p값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으로 정의하였다.
결 과
전체 14안(1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다(
Table 1). 전형적 습성황변변성 8안, 결절맥락막혈관병증 5안이었으며, 나머지 1안의 경우 인도사이아닌그린혈관조영술을 시행하지 않았다. 라니비주맙을 먼저 투여 후 애플리버셉트로 교체한 경우가 7안, 애플리버셉트를 먼저 투여 후 라니비주맙으로 교체한 경우가 7안이었다. 첫 6회 주사 치료 중 2안에서 망막색소상피의 파열이 발생하였다(
Fig. 1). 진단 후 첫 6회 주사에 제한적 반응을 보인 경우는 6안, 불응성이었던 경우는 8안이었다.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진단 후 43.3 ± 33.2개월이었다.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에 제한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 이후의 추가 치료로 8안(57.1%)에서는 평균 10.4 ± 16.3회의 베바시주맙 주사가 시행되었으며, 나머지 6안(42.9%)의 경우 추가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하였다. 1안(7.1%)의 경우 추적 관찰 기간 중 백내장수술을 시행받았다. 베바시주맙 치료를 시행받은 8안 중 3안에서는 as-needed 치료 도중 treat-and-extend로 치료 방침을 변경하였으며, 나머지 5안의 경우 최종 추적 관찰 시까지 as-needed에 준한 치료를 진행하였다. 초기 치료 이후 경과 관찰 기간 동안 5안에서 6개월 이상 소량의 망막하액이 유지되는 경과를 보였다.
평균 logMAR 시력은 진단 시 0.42 ± 0.34였으며, 첫 3회 주사 후 0.36 ± 0.28, 교체투여로 3회 추가 주사 후에는 0.50 ± 0.33이었으며, 최종 추적 관찰 시에는 0.91 ± 0.68이었다. 진단 시, 교체투여 후 및 최종 추적 관찰 시의 시력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는데(
p=0.035), 최종 추적 관찰 시의 시력은 진단 시(
p=0.021) 및 교체투여 후(
p=0.023)의 시력에 비해 유의하게 악화된 값을 보였다. 교체투여 주사를 시행받은 후부터 최종 추적 관찰 시까지 시력이 logMAR 0.3 이상 악화된 경우는 6안(42.9%)이었으며, 시력이 악화되었으나 그 정도가 logMAR 0.3 이하였던 경우는 3안(21.4%)이었다(
Table 2).
평균 중심망막두께는 진단 시 522.8 ± 121.0 µm, 첫 3회 주사 후 499.0 ± 142.8 µm, 교체투여로 3회 추가 주사 후에는 495.5 ± 153.6 µm였으며, 최종 추적 관찰 시에는 448.9 ± 142.5 µm였다. 진단 시, 교체투여 후 및 최종 추적 관찰 시의 중심망막두께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는데(p=0.017), 최종 추적 관찰 시의 중심망막두께는 진단 시에 측정된 값에 비해 유의하게 저하된 소견을 보였다(p=0.035).
진단 시 망막하액은 100% (14안), 망막내액은 7.1% (1안), 망막하고반사병변은 35.7% (5안), 장액성 망막색소상피박리는 85.7% (12안)에서 관찰되었으며, 최초 loading 주사 후에는 각각 100% (14안), 7.1% (1안), 28.6% (4안), 85.7%(12안), 교체투여 후에는 각각 92.9% (13안), 1 4.3% (2안), 28.6% (4안), 71.4% (10안)에서 관찰되었다(
Fig. 2). 라니비주맙/애플리버셉트 치료 직후 0.2 이상의 시력을 보인 경우는 13안이었다. 이들 중 7안(53.8%)은 최종 추적 관찰 시까지 시력이 0.2 이상으로 유지되었으며(
Fig. 3), 6안(46.2%)에서는 추적 관찰 기간 중 0.1 이하로 시력이 악화되었는데(
Fig. 4), 0.1 이하로의 시력 악화가 최초로 나타난 시기는 진단 후 29.7 ± 18.3개월이었다(
Fig. 5). 베바시주맙 치료를 시행받은 8안의 경우 평균 51 .
4 ± 35.5개월 추적 관찰하였는데, 최종 추적 관찰 시 4안(50.0%)에서 0.2 이상의 시력을 유지하였다.
첫 6회 주사 후 추가 치료를 시행받지 않은 6안에 비해 베바시주맙으로 치료받은 8안의 경우 추적 관찰 기간이 조금 더 긴 경향이 있었으며(평균 32.5 ± 29.2개월 vs. 51.4 ± 35.5개월, p=0.282) 시력은 조금 덜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으나(평균 0.49 ± 0.64 vs. 0.35 ± 0.60, p=0.662) 양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LogMAR 0.3 이상의 시력저하가 나타난 경우는 베바시주맙으로 치료받은 군에서 3안,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한 군에서 3안이었다.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한 6안 중 3안의 경우 추가적인 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의사가 판단하여 치료를 중단하였으며, 1안의 경우 환자가 추가 치료를 원하지 않아 치료가 중단되었다. 나머지 2안의 경우 의무기록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망막색소상피파열이 발생한 2안 중 1안의 경우 추가 치료 없이 경과 관찰하였으며, 나머지 1안의 경우 베바시주맙을 이용한 추가 치료를 시행하였다.
고 찰
라니비주맙에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라 할지라도 애플리버셉트 투여 후에는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애플리버셉트로의 교체투여 후 뚜렷한 해부학적 호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시력 호전은 대부분 제한적이었다.
12-14 애플리버셉트에 효과가 제한적인 환자에서 역시 일부에서는 라니비주맙으로의 교체투여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15 교체투여의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한 연구들도 있었다.
16,17 실제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Kim et al
18의 연구에서 애플리버셉트 치료를 받다 라니비주맙으로 교체한 경우(9.5%)는 라니비주맙 치료를 받다 애플리버셉트로 교체하는 경우(28.8%)에 비해 그 비율이 뚜렷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 같은 결과는 의사들이 실제 진료 환경에서 애플리버셉트로의 교체투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 모두에 제한적인 효과를 보이는 경우 추가적으로 어떠한 치료를 시행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립된 기준은 없는 상태이다. Muftuoglu et al
19은 2개월 간격 애플리버셉트 치료에 반응이 제한적인 경우에서 보다 자주 주사하는 방식을 통해 뚜렷한 해부학적 호전을 얻을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Ota et al
20은 애플리버셉트에 반응이 제한적인 환자에서 브롤루시주맙 치료가 우수한 해부학적 효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하였으며,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Kim 21 의 보고에서 역시 애플리버셉트 치료에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환자에서 브롤루시주맙으로의 교체투여를 통해 망막부종이 소실된 결과를 보고하였다. Khanani et al
22의 연구에서는 기존의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약제에 반응이 제한적인 환자에서 브롤루시주맙을 4주 간격 투여가 애플리버셉트를 4주 간격 투여에 비해 더 나은 해부학적 효과를 보였으며, Park et al
23의 연구에서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에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1형 혈관신생(type 1 neovascularization)에서 광역학치료 시행 후 71%에서 망막부종이 소실되었으며 시력이 유의하게 호전되었다.
이와 같은 결과를 고려하였을 때,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에 모두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는 브롤루시주맙으로의 교체투여나 광역학치료를 추가로 시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라니비주맙에서 애플리버셉트로 교체 후 2개월 간격 3회 주사에 반응이 제한적인 환자에서는 애플리버셉트 주사를 1개월 간격으로 추가 시행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급여 규정에서는 라니비주맙 3회 및 애플리버셉트 3회 주사에 반응이 제한적인 환자에서는 추가로 애플리버셉트를 주사하거나 브롤루시주맙으로 교체투여하는 방법은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비급여 치료의 경우 환자가 동의한다면 진행에 문제가 없는데,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 약제가 상당히 고가이므로 보다 저렴한 약제인 베바시주맙을 이용한 치료를 시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베바시주맙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시행받은 환자들의 임상 결과는 의사와 환자에게 예후에 대한 상당히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으나 아직까지 여기에 대한 연구 결과가 부족한 상태이다.
본 연구에서는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에 반응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명된 14안에서 장기 경과 관찰 기간 동안 평균 약 logMAR 0.4에 달하는 큰 폭의 시력 악화가 나타나 좋지 않은 시력 예후를 보였다. 그러나 35.7%에서는 시력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시력이 소폭 호전되는 결과를 보여 일부 환자에서는 시력 예후가 나쁘지 않을 수 있다는 결과 역시 얻을 수 있었다. 추가적으로 교체투여 후 시력이 0.2 이상이었던 환자의 46.2%에서 결국 시력이 0.1 이하로 악화되는 결과를 보였으나 악화 시점이 진단 후 평균 29.7개월로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0.2 이상의 시력을 유지하였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결과로 생각된다.
특히 베바시주맙 치료를 시행받은 8안 중 50%에서는 평균 51.4개월이라는 장기간의 추적 관찰 기간에도 불구하고 최종 추적 관찰 시 시력이 0.2 이상이었는데, 이와 같은 결과는 비록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 두 약제 모두에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경우라 할지라도 베바시주맙을 이용한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일부 환자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0.2 이상의 시력은 건강보험급여를 적용하여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시력 기준이므로 상기 기준 이상의 시력을 유지하였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서는 동일한 조건 하에서 베바시주맙을 이용한 치료를 지속한 경우와 치료를 중단한 경우 사이의 결과를 서로 비교하지는 않았기에 50%의 환자에서 나타난 비교적 나쁘지 않은 시력 결과가 베바시주맙 약제의 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질환의 자연 경과 자체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결론 내리기 어려운 면이 있다. 그러나 비록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으나 베바시주맙 치료를 지속한 경우에서 치료를 중단한 경우에 비해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이 약 19개월 더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력이 평균 logMAR 0.14 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일부 환자에서는 베바시주맙 치료가 장기 시력 예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추가 치료를 시행받지 않은 환자의 일부에서는 logMAR 0.3 이상의 뚜렷한 시력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베바시주맙 치료군 환자의 일부에서는 추가적인 치료 없이도 시력이 어느 정도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베바시주맙 치료의 효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비록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에 모두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환자라 할지라도 대부분 단기간에 실명으로 진행하지는 않으며, 베바시주맙 주사 치료를 통해 장기간 시력을 유지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상기 환자군의 일부에서는 브롤루시주맙 혹은 가까운 미래에 도입될 수 있는 약제인 faricimab과 같은 다른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약제로의 교체투여가 시력 예후 호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의 가용한 치료 방식으로 뚜렷한 호전이 없는 경우 개발 중인 혈관내피성장인자 C, D 억제약제인 OPT-302
24와 같은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약제들을 시험적으로 투여해 보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안이 실명하였거나 반대안도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 등 실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질환으로 치료받고 있는 경우 이러한 추가적인 약제 이용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명에 따른 사회적 비용 등을 고려하였을 때, 지속적인 치료가 사회경제적으로는 손해가 아닐 수 있기에25 특히 반대안 시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 추가적인 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확실한 근거가 제시되기 전에는 주사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는 포함된 환자에서 남성의 비율이 여성에 비해 뚜렷하게 더 높았다. 현재까지 성별에 따라 습성 황반변성 치료 반응에 차이가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는 상태로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 원인은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국내의 경우 남성이 여성에 비해 습성 황반변성의 발생률이 높기에26 주사에 반응이 제한적인 환자 역시 남성이 더 많았을 것으로 추측되며, 본 연구에 포함된 환자의 숫자가 적었기에 이러한 경향이 더욱 과장되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망막색소상피파열이 발생한 안도 포함되었다. 망막색소상피파열의 경우 약제 효과에 의해 망막색소상피박리가 소실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엄밀히 말해 약제에 반응이 제한적이었다고 정의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경우 국내 건강보험급여 규정에 따라 보험급여를 이용한 주사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의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으며, 망막색소상피파열이 발생한 경우라 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27 이러한 부분을 고려하여 망막색소상피파열이 발생한 안 역시 연구에 포함시켰다.
본 연구에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이 있다. 본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시행된 후향적 연구로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약제를 교체투여하거나 제한적 반응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또한 제한적 반응이 확인된 후 베바시주맙 치료를 시행한 환자의 경우 약제 비용 등의 이유로 충분한 횟수의 주사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전체 14명 중 13명에서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 투여 후 시력이 0.2 이상이었기에 본 연구의 결과는 보다 좋지 않은 시력을 보이는 환자에서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에서 나타난 망막부종은 주로 망막하액과 장액성 망막색소상피박리였다. 망막하액만 존재하는 경우 완전히 부종이 소실되지 않아도 장기간 좋은 시력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
28를 고려하였을 때, 망막내액이나 망막하고 반사병변이 주된 망막부종인 환자에서는 본 연구의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본 연구에서는 습성 나이관련황반변성 진단 후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를 이용한 초기 치료에 반응이 제한적이었던 환자의 임상 경과를 분석하였다. 장기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평균 약 logMAR 0.4의 큰 폭의 시력 저하가 나타났으나 시력이 0.1 이하로 저하된 시기가 진단 후 평균 약 29.7개월로 0.2 이상의 시력을 장기간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베바시주맙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시행받은 환자의 절반에서는 0.2 이상의 시력이 유지되어 지속적인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가 일부 환자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라니비주맙과 애플리버셉트에 반응이 제한적으로 판명되어 베바시주맙을 이용한 치료를 시행받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전국적인 현황을 조사하고 이러한 환자들에서 새로 도입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를 추가적으로 허용해 주는 방안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평가하고자 하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