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은 형질세포(plasma cell)의 역분화(anaplasia)와 이의 클론성 증식에 의한 혈액암이다. 이들 암세포(골수종세포)는 특징적으로 단세포군 면역글로불린(monoclonal immunoglobulin, M-protein; M단백)을 생성하는 단세포군 감마글로불린병증(monoclonal gammopathy) 세포로, 정상적인 면역글로불린의 생성은 현저하게 감소하여 환자는 세균감염에 취약해진다. 아울러 골수종세포는 다양한 기전을 통해 신체 기능장애를 유발하는데, 고칼슘혈증(hypercalcemia), 신기능부전(renal insufficiency), 빈혈(anemia), 골용해병변(osteolytic bone lesion)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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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적으로 크게 두 가지 기전에 의해서 합병증이 발생한다. 한 가지는 과증식한 형질세포가 종양을 형성하거나 형질세포로부터 과분비된 항체의 이상 단백질(paraprotein)이 조직에 침착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혈액 내에 형질세포와 이상 단백질이 증가함으로써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는 것이다. 망막에서는 혈액의 점도가 증가함으로써 발생하는 과점도증후군 망막병증이나 망막중심정맥폐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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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의 점도 증가와 관련된 혈관병증과 이외에도 M단백의 경쇄(light chain)가 망막외층에 침착함으로써 망막하 공간의 삼투압 변화가 일어나 망막하액이 유입되는 증례들이 드물게 보고되었다. 이는 light chain deposition disease (LCDD)의 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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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다발골수종 환자에서 LCDD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양안의 광범위 장액성 망막박리 발생 증례를 경험하였으며 이를 문헌 고찰과 함께 기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75세 여자 환자가 2일 전부터 시작된 갑작스러운 양안 시력저하를 주소로 안과 진료 의뢰되었다. 안과 초진 1주일 전 하지부종, 봉와직염 및 균혈증으로 혈액종양내과 입원 중이던 환자로 30개월 전에 M단백이 면역글로블린G (람다 경쇄, lambda light chain)인 다발골수종과 이에 동반된 신유전분증(renal amyloidosis)으로 진단되었다. 10개월 전부터 2선 항암 치료로 bortezomib (1.9 mg; Velcade 3.5 mL®, Janssen Korea Ltd., Seoul, Korea) 피하 주사 및 dexamethasone (20 mg, dexamethasone 0.5 mg; Yuhan dexamethasone tab®, Yuhan Co., Seoul, Korea) 복용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전신 상태 이상으로 치료를 연기하거나 dexamethasone을 제외하는 등 프로토콜을 변경하다 1개월 전부터 다시 bortezomib + dexamethasone 치료를 재개하였다. 심한 저알부민 혈증으로 1일 1회 20% 알부민(100 mL, human serum albumin 0.2 g/mL; 20% SK Albumin 100 mL®, SK plasma. Co., Seongnam, Korea)을 이뇨제(2 mL, furosemide 10 mg/mL; Urirasemi 20 mg®, Daihan Pharm Co., Ltd., Seoul, Korea)와 혼합하여 2시간에 걸쳐 정맥 주사하던 중이었다.
안과적 병력, 외상력 및 수술력은 없었다. 과거력상 당뇨병은 없었고, 고혈압에 대하여 고혈압약(8 mg, candesartan cilexetil 8 mg; Candemore tab 8 mg
®, Chong kun Dang Pharmaceutical Corp., Seoul, Korea)과 항혈소판제(0.02 mg, beraprost sodium 0.02 mg; Berasil tab
®, Jeil Pharmaceutical Co., LTD., Seoul, Korea 및 100 mg, aspirin 100 mg; Boryungbio astrix Cap 100 mg, Boryung Biopharma Co., Ltd., Seoul, Korea)를 복용하고 있었다. 환자의 표현으로 평소 시력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고 하였으나, 안과 초진 당시 최대교정시력은 우안 0.03, 좌안 0.05로 확인되었다. 안압은 우안 12 mmHg, 좌안 15 mmHg로 정상 범위였다. 세극등현미경에서 전안부의 특별한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전방 및 앞유리체의 염증 소견도 확인되지 않았다. 안저검사에서 양안 후극부에 광범위한 장액성 융기 소견이 관찰되었고 빛간섭단층촬영(Cirrus high-definition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Carl Zeiss Meditec, Dublin, CA, USA)에서 매우 심한 황반 융기 및 대량의 망막하액이 확인되었다(
Fig. 1). 그러나 플루레신, 인도사이아닌을 이용한 형광안저혈관조영술(Spectralis
® HRA+OCT, Heidelberg Engineering, Heidelberg, Germany)에서 망막하액의 정도에 비해 명확한 혈관 누출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Fig. 2).
입원 중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전해질 상태는 정상 범위였으며, 혈색소 6.6 g/dL (정상 범위: 12.0-16.0 g/dL) 및 적혈구용적률 20.0% (정상 범위: 36-46%)인 빈혈이 있었다. 알부민 2.1 g/dL (정상 범위: 4.0-5.0 g/dL)로 뚜렷한 저알부민혈증 상태였고, 혈장단백 전기영동검사에서 M단백은 0.19 g/dL로 확인되었으며 bortezomib, dexamethasone 치료 재개 시점인 1개월 전에는 0.21 g/dL였다.
안과적으로는 스테로이드 사용에 의한 심한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을 생각해 볼 수 있었으나 혈관조영술에서 누출 소견이 확인되지 않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전신적인 상태와 관련된 장액성 망막박리로 추정하였으며 이에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내과적 치료를 유지하기로 하였다. 저알부민혈증 및 다발골수종에 의한 이상 단백질 관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혈액검사 결과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망막 상태를 관찰하였다.
1주일 후 환자는 시력이 호전된 것 같다고 표현하였으며, 시행한 시력검사에서 최대교정시력 우안 0.3, 좌안 0.5로 확인되었다. 안저검사 및 빛간섭단층촬영검사에서 후극부의 망막하액은 대부분 소실되었다(
Fig. 3).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시력이 더 호전되었고 초진으로부터 2개월 후 안과 진료 시 시행한 검사에서 최대교정시력 우안 0.4, 좌안 0.8로 확인되었으며 망막하액은 관찰되지 않았다(
Fig. 4).
이와 관련하여 검사 결과를 살펴볼 때, 알부민 수치가 2주일 후 1.7 g/dL, 1개월 후 1.8 g/dL, 2개월 후 1.6 g/dL로 안과 초진 당시 2.1 g/dL (정상 범위: 4.0-5.0 g/dL)에 비해 유지 혹은 심화된 반면 혈청단백 전기영동검사에서 M단백은 초진 당시 0.19 g/dL에서 2주일 후 0.06 g/dL, 1개월 후 0.16 g/dL, 2개월 후 0.08 g/dL로 점차 감소하는 경과를 보였다. 이는 항암 치료 재개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환자의 경우 다발골수종에 의해 M단백의 경쇄가 망막하에 침착되면서 생긴 삼투압 변화로 인해 장액성 망막 박리가 발생한 light chain deposition disease로 추정하였다.
고 찰
다발골수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안과적 이상 소견들은 안와, 눈꺼풀, 각결막, 홍채, 망막 등 안구 주위 및 전체에 걸쳐 나타날 수 있다.
4 망막의 대표적인 이상 소견은 과점도증후군 관련 망막병증이다. 망막혈관 내의 혈액 점도 증가로 인해 혈류 감소가 유발되고 양안의 망막중심정맥폐쇄와 유사한 소견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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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증례의 경우 과점도증후군 망막병증에서 보일 수 있는 망막출혈이나 혈관의 확장, 구불거림 등의 소견 없이 망막의 후극부를 침범하는 광범위한 장액성 망막박리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경우 가능한 원인으로서 몇 가지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먼저 저알부민혈증이다. 이 환자에서 저알부민혈증이 확인되었기 때문에 이로 인한 맥락막혈관 삼투압의 변화로 인해 수분이 혈관으로부터 망막하로 이동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5 하지만 이 환자의 경우 수개월 전부터 지속적인 저알부민혈증 상태였고 이에 대한 알부민 정맥 주사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또한 관찰 기간 동안 알부민 투여에도 불구하고 망막 상태 호전 경과와 무관하게 혈중 알부민 농도는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이 환자에서의 장액성 망막박리와 저알부민혈증과의 연관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으로는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을 생각해볼 수 있다. 다발골수종의 항암 치료로서 bortezomib과 덱사메타손 주사를 시행하고 있었으므로 스테로이드와 관련한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양안성으로 심하게 나타났을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환자의 경우 시행한 플루레신, 인도사이아닌그린 형광안저혈관조영술에서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의 소견으로 볼 만한 smoke-stack appearance leakage (굴뚝 연기형 누출), expansile dots or ink-blot pattern leakage (점상 누출) 형태와 같은 전형적인 누출 및 과형광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5 이 환자에서 만약 중심성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의심되었다면 스테로이드 치료 중단과 관련하여 혈액종양내과와 논의가 필요하였을 수 있으나 검사 결과를 통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기존 치료를 유지하기로 하였다.
다른 한 가지는 이상 단백질 침착 관련 병증이다. LCDD라고 칭하며 과증식된 항체의 면역글로불린 경쇄(immunoglobulin light chain)가 조직 내에 침착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신장에 침착되어 신기능부전이 발생할 수 있고 이외에도 각막, 섬모체, 맥락막, 망막, 망막색소상피에도 침착될 수 있다.
6 Wisely et al
6은 양안 장액성 망막박리 및 낭포황반부종이 발생한 환자의 전신검사 중 다발골수종이 발견된 증례를 보고하였다. 이 증례 역시 특별한 안과적 처치 없이 항암화학요법 후 망막 병변이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으며 LCDD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경쇄가 망막하에 침착되는 경우 망막하 공간의 삼투압 증가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주변의 수분이 이동함으로써 장액성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4,6 이러한 경우 형광안저혈관조영술에서 저명한 누출 소견이 확인되지 않는 것(angiographically silent)이 특징적이며 이 환자의 경우에도 같은 소견을 보였다.
7-9 그리고 이 환자의 경우 M단백이 장액성 망막박리 발생 당시 0.19 g/dL에서 발생 2주 후 0.06 g/dL로 감소하였고 중간에 약간의 상승은 있었으나 2개월째 0.08 mg/dL로 점차 감소하는 경과를 보였다. 따라서 이 환자에서의 장액성 망막박리는 이상 단백질의 침착으로 기인한 LCDD의 한 형태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전신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항암 치료나 혈장분리교환술(plasmapheresis)을 통해 혈액 내의 면역글로불린 농도를 감소시키고 혈액 점도를 낮출 수 있다.
2,7,10,11 이 환자의 경우에도 항암 치료로 bortezomib, 덱사메타손 병용 요법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전신 상태와 관련해서 치료를 보류하기도 하고 또 덱사메타손을 제외하는 등 정형화된 치료 방식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가 장액성 망막박리 1개월 전부터 다시 병용 치료를 재개하였다. 기존의 bortezomib, dexamethasone 치료 반응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첫 반응까지 기간의 중앙값이 1.6개월로 약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1개월 전부터 치료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액성 망막박리가 발생한 것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2 따라서, 이후 점진적인 환자의 M단백 감소는 전신적 치료에 의한 것으로, 장액성 망막박리 호전도 이와 관련된 현상으로 판단된다.
다발골수종에서 LCDD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장액성 망막박리는 드물며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이러한 경우 다른 원인에 의한 망막병증 감별이 필요하며 형광안저혈관조영술이나 전신 혈액검사 소견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CDD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 다발골수종에 대한 전신적인 치료가 우선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Figure 1.
Fundus photography and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f the patient at initial visit. Fundus photography of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at the day of first visit. Serous elevation was noted at posterior pole.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line image of the right eye (C) and the left eye (D) at the day of first visit. Serous retinal detachment was noted. OD = oculus dexter; OS = oculus sinister.
Figure 2.
Fundus fluorescein & indocyanine green angiography of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at the day of first visit. No prominent leakage was noted.
Figure 3.
Fundus photography and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f the patient 1 week after initial visit. Fundus photography of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at 1 week later.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line image of the right eye (C) and the left eye (D) at 1 week later. Serous elevation significantly diminished. OD = oculus dexter; OS = oculus sinister.
Figure 4.
Fundus photography and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f the patient 2 months after initial visit. Fundus photography of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at 2 months later.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line image of the right eye (C) and the left eye (D) at 2 months later. Serous elevation almost disappeared. OD = oculus dexter; OS = oculus sinister.
REFERENCES
3) Ronco P, Plaisier E, Mougenot B, Aucouturier P. Immunoglobulin light (heavy)-chain deposition disease: from molecular medicine to pathophysiology-driven therapy. Clin J Am Soc Nephrol 2006;1:1342-50.
4) Brody JM, Butrus SI, Ashraf MF, et al. Multiple myeloma presenting with bilateral exudative macular detachments. Acta Ophthalmol Scand 1995;73:81-2.
8) Ho AC, Benson WE, Wong J. Unusual immunogammopathy maculopathy. Ophthalmology 2000;107:1099-103.
9) Besirli CG, Johnson MW. Immunogammopathy maculopathy associated with Waldenström macroglobulinemia is refractory to conventional interventions for macular edema. Retin Cases Brief Rep 2013;7:319-24.
10) Kwaan HC. Hyperviscosity in plasma cell dyscrasias. Clin Hemorheol Microcirc 2013;55:75-83.
11) Mansour AM, Arevalo JF, Badal J, et al. Paraproteinemic maculopathy. Ophthalmology 2014;121:1925-32.
Biography
신정화 / Jeong Hwa Shin
Department of Ophthalmology,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