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수정체의 발달로 백내장수술 시 백내장 제거뿐만 아니라, 굴절이상을 함께 교정하여 시력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다. 백내장 환자의 16-22%가 1.5디옵터(diopter, D) 이상의 각막난시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되어 있으며, 백내장수술 후 교정되지 않은 난시는 술 후 시력 및 시력의 질의 저하를 초래한다[
1]. 백내장수술 시 난시교정 방법으로는 대표적으로 각막윤부이완절개술, 엑시머레이저 각막절제술, 난시교정인공수정체 삽입 등이 있 으며 이 중 난시교정인공수정체의 사용이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2]. 하지만 난시교정인공수정체를 이용한 난시교정 시 술 후 인공수정체 축 회전이 발생하는 경우 최대교정시력의 저하나 시력의 질적 저하를 보일 수 있는 단점이 있다[
3]. 저자들은 백내장수술 시 난시교정인공수정체 삽입 후 10개월 이상 안정적인 시력을 보이다가 이후 인공수정체축회전이 발생하여 수정체낭팽창고리를 삽입하였으며, 이후 축 회전이 재발하여 일반 인공수정체로 교체한 예가 있어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44세 남자가 백내장수술을 받기 위해 내원하였다. 환자는 초로 백내장이 있어 타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은 상태였으며, 20년간 안경을 착용해왔다. 초진 당시 환자의 나안시력은 우안 0.2, 좌안 0.3이었다. 굴절이상은 우안에서 -3.00 Dsph=-0.75 Dcyl Axis 48°였고, 좌안에서는 -2.25 Dsph=-1.25 Dcyl Axis 179°였다. 안경으로 교정한 최대교정시력은 우안 0.5, 좌안 0.8이었다. 자동각막곡률계(RKF2 ™; Canon Inc., Tokyo, Japan)로 측정한 각막곡률값은 우안의 편평한 축(flat keratometry)과 가파른 축(steep keratometry) 이 각각 41.75 D, 175°와 44.0 D, 85°였으며, 좌안은 각각 41.50 D, 178°와 44.00 D, 88°였다. 안축장은 우안 26.18 mm, 좌안 26.01 mm이고, 앞방의 깊이는 우안 4.14 mm, 좌안 4.00 mm였으며, 각막윤부직경은 양안 모두 12.4 mm였다.
수술 전 세극등현미경을 정면 주시한 상태에서, 각막윤부의 3시, 9시 방향에 기준표지자를 표시하였다. 수술 전 환자의 우안은 산동시키고 수술 직전에 점안마취를 시행하였다. 술 전 미리 표시된 지점을 기준으로 하여 환자의 각막윤부에 axis ring marker (Surgical tools, Bedford, VA, USA)를 이용하여 삽입될 난시교정인공수정체의 횡축이 위치할 곳 85°를 표시하였다. 각막 이측에 2.2 mm 미세각막 절개를 하고 점탄물질을 주입 후 수정체낭겸자를 이용하여 5.5 mm의 연속곡선수정체낭원형절개를 시행하였다. 평형염액(BSS Plus
®, Alcon Laboratories, Inc., Fort Worth, TX, USA)을 주입하여 수력분리술과 수력분층술을 시행한 후 관류 및 흡인으로 수정체핵과 피질을 제거하였다. 프로그램(
http://www.acrysoftoriccalculator.com)을 이용하여 산출된 결과에 따라 난시교정인공수정체(14.0 D, AcrySof
® SN6AT3 Toric IOL, Alcon Laboratories, Inc.)를 삽입하였다. 술 전 각막윤부에 표시한 축과 인공수정체에 새겨진 난시축의 정렬을 시행하였다. 관류흡인으로 전방과 인공수정체 뒤쪽에 남아 있는 점탄물질을 제거 후 마지막으로 삽입한 인공수정체의 난시축을 확인하고 절개창의 누수가 없고 안압이 적절한 것을 확인한 후 각막봉합 없이 수술을 마쳤다.
우안 수술 1일째 나안시력은 0.8, 굴절이상은 +0.75 Dsph=-0.50 Dcyl Axis 14°였다. 수술 1개월째 나안시력은 1.0, 굴절이상은 +0.50 Dsph=-0.50 Dcyl Axis 10°였고 안압은 17 mmHg로 측정되었다. 술 후 10개월까지 매월 경과를 관찰하였으며, 우안의 나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술 후 11개월째 환자가 수일 전부터 흐리게 보이는 것을 주소로 내원하였으며, 당안시력은 0.8에서 1.0으로 유지되었고 인공수정체의 난시축은 85°로 유지되었다(
Fig. 1). 특별한 굴절이상의 변화나 안압상승 등 기타 합병시 나안시력은 0.6, 굴절이상은 +1.75 Dsph=-3.25 Dcyl Axis 7°로 난시가 크게 증가한 소견을 보였다. 산동하여 관찰 시 수정체낭과 인공수정체 간 유착이 전혀 형성되어 있지 않았으며, 인공수정체가 회전하여 난시축이 시계방향으로 50° 회전한 것을 관찰하였다(
Fig. 2).
인공수정체 난시축을 다시 맞추기 위한 수술을 계획하였으며, 처음 수술과 마찬가지로 각막윤부에 축을 표시하고 점안마취 후 2.2 mm 미세각막절개를 통하여 점탄물질을 주입하고 인공수정체를 회전시켜 난시축을 정렬하였다. 이때 인공수정체와 수정체낭 사이 부착이나 수정체낭 간의 유착 없이 인공수정체가 수정체낭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하는 것을 발견하였고, 수정체낭 수직공간을 줄여 인공수정체의 낭내 회전을 줄이고자 13 mm 수정체낭팽창고리(Lucid Korea, Seoul, Korea)를 삽입하였다(
Fig. 3).
2차 수술 후 1일째 나안시력은 1.0, 굴절이상은 +0.75 Dsph=-1.00 Dcyl Axis 4°였다. 수술 후 7일째 나안시력이 0.5로 떨어지면서 굴절이상은 +1.75 Dsph=-3.00 Dcyl Axis 1°로 난시가 증가하였고, 산동검사에서 인공수정체 난시축의 회전이 발견되었다. 이에 인공수정체를 일반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면서 각막윤부이완절개술을 동시 시행하였다.
고 찰
백내장수술 시 난시교정인공수정체를 이용한 난시교정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다른 난시교정법에 비하여 난시교정인공수정체는 수술 후 우수하고 안정적인 교정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4]. 그러나 술 후 낭내 회전이 1° 발생할 때마다 난시교정 효과가 3%씩 감소한다고 하며, 30° 이상 회전이 발생하는 경우 난시교정 효과가 유의하게 소실되어 시력의 질적 저하를 일으키는 단점이 있다[
5,
6]. 10° 이상의 회전이 발생하면 시력의 질이 유의하게 떨어진다는 실험적 보고도 있다.[
7].
난시교정인공수정체의 회전은 긴 안축장, 큰 각막윤부직경, 수정체 두께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Zhu et al [
8]의 연구에서는 안축장과 난시교정인공수정체의 회전 정도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Miyake et al [
9]에 따르면 20° 이상의 인공수정체 회전은 모두 긴 안축장을 가진 눈에서 발생하였고, 특히 25 mm 이상의 긴 안축장에서 인공수정체의 안전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수정체 두께 또한 인공수정체 회전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수정체 두께가 두꺼울수록 수정체낭 내 공간이 커져 인공수정체가 회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였다[
10]. 마찬가지 원리로 각막윤부직경이 크고, 앞방깊이와 수정체두께를 합한 길이가 길수록 인공수정체 회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1].
본 증례의 환자도 26.18 mm의 긴 안축장으로 난시축 회전의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으며, 각막윤부직경 또한 12.4 mm로 큰 편이었다. 수정체두께는 4.10 mm로 두껍지 않았지만 앞방깊이와 합한 길이는 8.24 mm로 한국인 연령에 따른 평균 길이 7.62 ± 0.37 mm보다 길게 나타나 인공수정체 회전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12].
젊은 환자에서 인공수정체의 난시축 회전이 더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보고도 있으며, 이는 젊은 환자에게서 직난시가 많기 때문이라는 가설도 있다[
13,
14]. 본 증례의 환자도 비교적 젊었으며 직난시를 가져 난시축 회전의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에서 인공수정체의 회전은 모두 수술 후 수일 이내에 발생한 것과 달리 본 증례에서는 수술 후 11개월에 갑자기 인공수정체의 난시축 회전이 발생하였다는 차이점이 있다.
미국안과학회 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규모 연구에서 난시교정인공수정체 삽입 후 인공수정체 회전으로 인한 재수술은 대부분 수일 이내에 발생하였고 수주 이후에 발생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고하였다[
9,
14]. 이는 수술 후 수주에 걸쳐 fibronectin에 의해 인공수정체 표면과 수정체낭의 부착이 이루어져 이후 인공수정체의 회전을 줄임으로써 안정적으로 난시교정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 이에는 인공수정체 haptic의 형태와 재질이 큰 역할을 하며, 본 증례에서 사용된 난시교정인공수정체(AcrySof IQ
® Toric; Alcon Laboratories, Inc.)는 여러 논문에서 수술 후 가장 축회전을 적게 보고한 인공수정체이다[
14,
16].
인공수정체와 수정체낭의 부착에는 인공수정체가 전낭에 접촉하는 부위의 너비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수정체낭원형절개 크기가 인공수정체 직경보다 최소 0.5 mm 이상 작은 것이 이상적이라는 보고가 있다[
10,
17]. 본 연구에서 는 다소 인공수정체와 수정체 전낭 사이 접촉 너비가 적어 수정체낭과의 부착이 일어나지 않아 장기간 안정 후에도 인공수정체 회전이 일어난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특히나 긴 안축장에서 수정체낭원형절개 크기가 크면 인공수정체 회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어 본 증례처럼 긴 안축장안에서는 더욱 주의해야 하겠다[
18].
본 증례에서는 인공수정체의 난시축 회전을 해결하기 위하여 재수술을 시행하면서 수정체낭팽창고리를 사용하였다. 수정체낭팽창고리가 인공수정체의 낭 내 안정성에 미치는 효과는 이견이 있지만, 긴 안축장을 가진 환자에서는 인공수정체의 안전성을 증가시켜 난시축 회전을 줄어들게 한다는 보고가 있다[
19,
20]. 본 증례에서도 인공수정체 회전을 안정화할 목적으로 수정체낭팽창고리를 사용하였으나 다시 난시축 회전이 발생하여 결국 인공수정체를 교체하였다. 수술 후 단기간 안에 난시축 회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수정체낭팽창고리가 수정체낭을 팽창시켜 인공수정체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넓혔을 가능성도 고려해보아야 하겠다.
난시교정인공수정체는 백내장수술 시 난시교정을 통한 시력 개선에 효과적인 수술 방법이다. 그러나 본 증례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난시교정인공수정체 삽입 시 수술 후 장기간 안정되었던 경우라도 긴 안축장, 큰 수정체낭원형 절개 등으로 수정체낭의 유착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 인공수정체의 난시축 회전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장기간 주의깊게 관찰해야 하겠다. 재수술 시 수정체낭팽창고리의 효용성은 본 증례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으나, 추가적으로 여러 증례를 통해 효용성을 확인하여야 하겠다.